임순례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하고 싶었던 진짜 얘기는 우리가 십대에 가지고 있었던 삶의 원형과 희망이 우리가 삼십대 중반의 어른이 되었을 때 소시민적 가치관에 묻혀 살면서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한탄"이라고 말했다. 어느 평론가는 이를 두고 "아무런 두려움과 걱정이 없던 시절의 꿈과 희망이 허약한 현실 앞에서 어떻게 '마모'되어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번역한다. 어쩌면 전혀 새로운 지적이 아니기에 오히려 절절한 지적이 되는 것일까.
꿈은 문턱에서부터 식고, 애인들은 기대보다 빠르게 늙고, 우리의 존재는 채 성숙하기도 전에 마모된다. 바로 그 세속의 내실에서는, 선하든 강하든, 그 숱한 의도들이 현실 속으로 외출하지 못한 채 실그러지거나 이운다. 그저 '일상의 평균치Durchschnittlichkeit' (하이데거)만을 관성적으로 고집하면서 살아가는 속인들은, 평균치라는 바로 그 소박한 겨냥 탓에 오히려 나날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 바로 그것이 세속이다.
- '영화인문학 - 세속이란 무엇인가?(와이키키 브라더스)' 본문 121p 중에서 -
그저 '일상의 평균치Durchschnittlichkeit' (하이데거)만을 관성적으로 고집하면서 살아가는 속인들은, 평균치라는 바로 그 소박한 겨냥 탓에 오히려 나날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 바로 그것이 세속이다.
이 마지막 문구가 나에게는 참으로 껄쩍찌근하게 와닿네 그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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