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차이란 유사성의 그림자다. 어떤 존재는 다른 존재와의 차이 때문에 다르고 또 차이 때문에 비슷하다. 키가 작은 남자는 키가 큰 남자와 다르지만 두 남자는 여자와 여자와 비교하면 비슷하다. 다른 두 남자는 그들과 차이를 보이는 여자 때문에 비슷하다. 침팬지를 두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끼우면 사람들은 모두 비슷하다. 그런데 그 사이에 개를 끼우면 침팬지까지 비슷하다. 그러나 물고기와 비교하면 개까지도 사람과 비슷하다. 우리는 그런 차이를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 빛은 어둠과 함께할 때 의미가 있다. 오브리 비어즐리Aubrey Vincent Beardsley의 그림을 보면 빛과 어둠은 그 차이 때문에 둘 다 존재할 이유가 되고, 그 차이가 함께할 때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이가 곧 공존의 이유인 것이다.
-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박웅현의 창의성' 본문 156p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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