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기2009. 12. 31. 08:45
내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어쨌거나 그 실패 때마다 전력을 다해 실패해왔다.
실패도 전력을 다하면 만족으로 변한다.
(230p)
 

사토 아이코 지음, 오근영 옮김 '마흔, 이렇게 나이들어도 괜찮다 - 행복하고 유쾌하게 나이 드는 지혜' 중에서 (예인(플루토북))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연말입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때는 대개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실패했던 기억, 시도조차 못했던 일들...
 
연말을 맞아 좋은 글귀를 하나 읽었습니다.
 
"내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어쨌거나 그 실패 때마다 전력을 다해 실패해왔다. 실패도 전력을 다하면 만족으로 변한다."
 
현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여류 작가인 사토 아이코가 한 말입니다. 1923년생이니 올해 86세인 노(老) 작가이지요.
사실 그녀는 '실패'와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40세가 넘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46세에 한 해에 두 작품이 아쿠타가와상 후보가 되면서 문단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50세에 일본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인 나오키상을 수상했고, 56세에는 여류문학상을, 77세에는 기쿠치칸상을 수상했으며, 팔순을 훌쩍 넘긴 지금도 집필과 강연활동을 활발히 하는 '멋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본의 박완서 선생'인 셈입니다.
 
80대의 노(老) 작가가 40대부터 50대, 60대, 70대를 지나 80대가 될 때까지 그 때 그 때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집. 그 책의 마지막 글, 그러니까 80대에 쓴 글에서 그녀는 돌아보니 자신의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그 실패 때마다 전력을 다해 실패해왔다고 회고합니다. 그리고는 실패도 전력을 다하면 만족으로 변하더라는 자신의 경험을 알려줍니다.
 
훗날 나이가 더 들어 삶을 돌아볼 때. 그 때 "나는 실패도 많이 하기는 했지만, 모두 전력을 다해 실패해왔다. 그러고나니 후회는 없고 만족스럽다"는 말을 할 수 있게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출처 :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 12. 28]
Posted by Hanbajo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