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Books2009. 12. 21. 11:42
- 저자 : 하이코 에른스트
- 역자 : 김시형
- 출판사 : 열대림
- 출간일 : 2009. 10. 15
- 분량 : 320p


○ HanbajoKhan

참된 감정이입이란 단순히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아래에 깔린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의 말을 잘 새겨듣고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감정이입의 전제조건이다. 감정이입 상태의 사람은 상대의 마음속에 정확히 무슨 일이 이러아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관점을 주고받고 잠시 내 시선을 배제하면 단순한 동감을 넘어서는 이해의 차원이 열린다. 타인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어떤 동기와 콤플렉스가 그를 이끄는지, 얼마나 진솔하게 나를 대하는지를 '읽을' 수 있어야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을 돕거나, 반대로 그의 의도나 계호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나를 보호할 수도 있다. 감정이입은 사실 득도 되고 해도 될 수 있다. 상대방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사람은 남을 돕고 지원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조종하고 착취할 수도 있으니까.
미국의 감정이입 전문가 윌리엄 이크즈William Ickes는 공감 능력을 이렇게 정의했다. "감정이입 능력이 있는 사람이 (남의 마음을) 유춫하는 일은 일상에서 독심술을 실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뇌가 의식 다음으로 잘 수행하는 두 번째 기능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한가? - 타인을 이해하는 법' 본문 184p 중에서 -

아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어떤 해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져온다. 그리고 그 질문이 우리네 마음을 움직인다.
공허하지 않은 질문.. 내 실존을 채워줄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 주는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에 옮긴이가 쓴 다음의 구절이 이 책의 내용을 아주 잘 전달해주는 것 같다.

'그렇기 대문에 나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이런 삭막한 풍경에서 이 책이 나왔을 때 일어날 조용한 파장이 기대됐다. 행복을 논하면서 재테크도, 연애도, 장수 비결도 말하지 않는 책. 난데없이 자신의 다이몬과 캐릭터에 귀기울이라고 요구하고,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바라볼 것을 권하며, 이 바쁜 세상에 천천히 가라고 제동을 거는 책. 잘 나가는 물건이나 트렌드를 빨리 받아들여 어떻게든 활용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 모든 걸 천천히 비판하고 골돌히 다지고 생각하라는 책. 남의 잘못을 아무리 추궁해도 속이 안 시원한데 용서하고 화해하라고 달래는 책. 끊임없이 저자가 강조하는 행복의 정의는 거의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정도다. 기뻐하고 즐거웠던 순간이 얼마나 자주 강하게 왔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열심히 '충만하고 만족스럽게, 책임을 갖고 살았느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야 곧 행복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옮긴이의 말 315p 중에서)

진정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모르고 지내는 우리에게 그 앎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 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길로의 여행을 도와주는 가이드북까지 제공하면서 말이다..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Hanbajo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