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Books/발췌2009. 12. 11. 08:18

인간의 기본 욕구가 충족되고 집, 식생활, 전화, 교통수단 등이 갖춰지면 더 이상 돈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대신 다른 가치들이 우선순위로 더오른다. 사회심리학자인 프리츠 슈트락Fritz Strack은 응답자들에게 다음 두 가지 가능성을 묻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남들이 모두 120만 원을 벌 때 당신은 100만 원을 버는 게 나은가, 아니면 남들은 하나도 못 버는데 당신은 80만 원을 버는 게 나은가?" 신기하게도(혹은 당연하게도) 모든 응답자가 두번째를 선택했다.
이미 17세기에 몽테스키외 남작은 이렇게 썼다. "그냥 행복하고 싶다면 그 소원은 금세 이루어진다. 하지만 남보다 더 행복하고 싶다면 그건 어렵다. 우리는 실제로 어떻든 간에 늘 남들이 더 행복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은 요즘에도, 아니 요즘 들어 특히 문제가 된다. 현대는 좋은 삶의 기준이 워낙 다양한데다 행복과 만족은 주관적으로만 측정되는 가치이다. 그러니 어떤 수단을 동원하든 내가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불안과 의심은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중략)

 

식도락, 미학, 성性, 아니면 그밖의 어떤 종류의 향락이든 간에 거기엔 고도의 주관성과 함께 민주주의에 입각한 실용주읙가 전제되어야 한다. 행복한 사람이란,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여기는'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자기만의 기호에 맞추고 또 마땅히 개인적인 행복을 누릴 권리, 그것을 쾌락주의 이론가들은 진정한 성공이라 부른다. 게다가 한편으로 이것은,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 앞다투어 제시하는 행복 전문가들로부터의 독립선언이기도 하다.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 얼마나 어떤 식으로 행복한지 판단하는 유일한 심판자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인 것이다.

 

-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한가? - 행복이란 대체 무엇인가?' 본문 44p 중에서 -

Posted by Hanbajo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