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기2009. 11. 23. 16:08
펭 귄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적이 은밀하게 잠복해 있을지도 모르는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 반드시 어느 하나는 첫번째 펭귄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원래는 '최고의 실패상'이라고 부르려 했으나 실패라는 말이 워낙 부정적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어서 학생들이 그 표현 자체를 웃어넘기지 못하였다.
(203p)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마지막 강의' 중에서 (살림)

'마지막 강의'로 알려진 고 랜디 포시 카네기멜론대 교수. 그는 "실패는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학생들에게 어려운 일을 시작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늘 격려했지요.
 
그래서 그가 만든 상이 '첫 번째 펭귄상'이었습니다. 학기 마지막이 되면 한 팀을 선정해서 펭귄 인형을 상으로 주었습니다. 도전한 목표에는 실패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시도해 승부수를 띄운 팀이 상을 받았습니다.
포시 교수는 학생들이 '첫 번째 펭귄상' 수상자야말로 확실하게 자신의 길을 선택한 장렬한 실패자라는 사실을 이해하기를 기대한 겁니다. 과감한 사고와 대담한 상상력을 격려하기 위해 '빛나는 실패'에 상을 준 것이지요.
 
펭귄은 먹이를 얻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바다는 언제 포식자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 위험한 곳. 특히 먼저 뛰어든 놈이 포식자의 표적이 되겠지요. 이 때문에 다들 주저할 때 펭귄 무리중 한마리가 바다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 다른 펭귄들도 줄지어 바다로 뛰어들지요.
 
결국 투병끝에 가족들의 곁을 떠난 포시 교수. 하지만 그가 제자들에게 늘 강조했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은  그가 만들었던 '첫 번째 펭귄상'과 함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펭귄 인형을 하나 사서 책상 위에 놓아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출처 :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 11. 19]
Posted by Hanbajo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