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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쉬는 법을 익히세요. 활기차고 바쁘게 사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마라톤 선수들도 수시로 물을 마시면서 뛰잖아요? 하루의 전쟁이 다 끝나고 침대에 누울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지금 한 것처럼 호흡을 센다거나 운동화 끈을 정성껏 묶는다거나, 찬물과 더운물을 번갈아 틀듯이 잠깐 잠깐씩 스스로를 그 '바쁨' 속에서 건져내야 해요. 그것이 지치지 않고 바쁘게 살 수 있는 비결이에요."
- '좀 쉬었다 갈까요? - 기다리고, 더디게 가는 미학에 대하여' 본문 129p 중에서 -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전해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인생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여행이 왜 멋지지? 짐을 구리고, 지도를 찾고, 돈이 떨어지고, 황홀한 풍경에 넋을 잃고, 길을 잃고, 추운 밤을 지새우고, 천사와 악당을 만나고, 가끔은 울고도 싶어지는데 왜 사람들은 길을 떠날까? 다름 아닌 그 모든 걸 직접 느껴보기 위해서지. 고생을 각오하고, 위험을 알면서도 떠나는 거야. 떠나고 느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니까.
우리의 삶은 그렇게 스스로 선택한 여행이라고, 그 아이들에게 일러줘. 마음 가득 느낌과 감동을 담으러 더나온 길이라고. 그러니까 그 길 끝까지 한번 가보라고. 좌절이 오면 좌절을, 슬픔이 오면 슬픔을, 기쁨이 오면 기쁨을 기꺼이 느끼면서 그 길을 즐겨보라고. 타고 가는 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여행을 그만두어버린다면 너무 아깝지 않아? 진짜 멋진 풍경은 버스에서 내려서 시작되니 제발 그 '사춘기' 버스에서 뛰어 내리지 말라고 일러줘.
그리고 우리의 여행은 반드시 돌아갈 날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라고. 돌아와서는, 모아온 추억들을 차곡차곡 이야기하며 웃기 위해서 그렇게 슬프고도 행복했던 거라고, 틀림없이 그렇다고, 이 늙은이의 말을 네가 잊지 말고 전해줘야 해."
- '실례지만 연세가...? - 내 안의 아이와, 그 아이를 키우는 아이에 관하여' 본문 180p 중에서 -
나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친하게 지내던 기욤이라는 젊은이가 있었어요. 테니스 선수였죠. 정말 건강하고 잘 생긴 청년이었어요. 그런데 큰 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하반신 근육 마비가 온 거예요. 처음엔 너무 긴장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마비된 근육은 영영 힘을 쓰지 못했지요. 앞으로 걸을 수 없을 거라는 의사의 진단이 떨어지던 다음 날, 나는 비통한 마음으로 기욤의 집을 방문했어요. 뭔가 위로 거리가 될 만한 말을 준비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그의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어서 와!" 그는 휠체어에 앉은 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미소를 띠며 나를 반겼거든요. 그리고 그의 주위에는 물감들과 팔레트가 어지러이 놓여 있었어요.
"내 하반신 마비와 막 화해를 한 참이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내게 기욤이 설명해주었어요.
"굳어버린 다리들과 밤 새워 이야기를 나눴어. 재판을 할 땡에도 어는 한 쪽의 이야기만을 들어서는 안 되는 거잖아. 물론 '테니스 선수였던 기욤'은 충격을 받아 슬퍼하고 있었지만 '하반신 마비를 가진 기욤'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 의외로, 달리지 못하는 기욤도 그리 나쁘지 않았어. 나는 늘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테니스 선수 생활이 너무 바쁘다보니 그릴 여유가 좀처럼 없었거든. 이제 그 기회가 온 거지. 아직 이렇게 젊을 때. 오늘 아침부터 당장 그리기 시작했어. 내 첫 작품을 볼래?"
그는 환한 햇빛 속에 서 있는 나무 그림을 내게 보여주었어요. 그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햇빛 같은 그의 미소를 받으며 선 나무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 '저랑 한 곡 추실까요? - 사랑과 기쁨에 관하여' 본문 198p 중에서 -
['인생에 대한 예의' 중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