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용서를 할 수 있으려면 내가 내 마음과 행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비록 지나간 일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났고, 나는 어쩔 수 없는 피해자였을지라도, 어른이 된 지금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모두 나의일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른 자신이 느끼고 행동한 것에 따른 결과를 기꺼이 떠맡는다는 것이며,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행동들이 자신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나는 내가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 '어른으로 산다는 것 - 용서하라는 것이 그를 사랑하라는 뜻은 아니다' 본문 237p 중에서 -
이해인 수녀는 시 <벗에게>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충분히 거두어 줄 수 있고
네가 기뻐할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비록 외모가 초라해도
눈부신 내면을 아껴줄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안녕'이란 말 한마디가 너와 나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그런 친구이고 싶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것, 모든 관계에는 때가 있고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 '나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라는 우정에 대한 지나친 이상을 버리는 것, 이 모든 것을 배우고 난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서로에게 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얻어진 친구는 나를 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며, 인생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값진 기쁨 중의 하나다.
- '어른으로 산다는 것 -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 친구에 대하여' 본문 229p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