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듯이, 사람의 기억은 사실들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수집하는 게 아니라 그 사실에 수반된 감정과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건들을 재구성해서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경험을 평가할 때, 종종 그 에피소드의 전체 기간을 간과하곤 한다. 그리고 마지막 평가는 일명 절정과 결말의 규칙에 따라서, 즉 가장 강렬했던 고통의 순간(에피소드의 절정)에 따라,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피소드의 끝)에 따라 판단을 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직접 경험을 하기 전에는 고통이 적은 쪽을 선호하지만 경험을 하고 나면, 고통이 더 많았더라도 좋은 기억을 남긴 쪽을 선택하게 된다.
- '이코노믹 마인드 - 예측할수록 속기 쉽다' 본문 163p 중에서 -
첫 번째 문제. 축구화 한 켤레와 축구공의 값은 모두 합해 110유로다. 축구화의 값은 축구공의 값보다 100유로 더 비싸다. 축구공은 얼마일까?
두 번째 문제. 5분 동안 다섯 개의 축구공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섯 대의 기계가 필요하다. 그 기계 100대로 축구공 100개를 만드는 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세 번째 문제. 축구장에 잔디가 자라고 있다. 매달 잔디로 덮이는 땅이 두배씩 넓어지고 있다. 축구장을 잔디로 다 덮으려면 48개월이 필요하다. 축구장의 반만 덮으려면 몇 달이 걸릴까?
필요한 만큼 시간을 갖고, 그렇지만 너무 오래 생각하지는 말고 대답해보라. 계산을 하지 못할 정도까지 생각을 하지는 마라. 만일 당신이 시도를 해본다면 보상을 받을 것이다. 이런 평범한 문제와 대답 뒤에 수수께끼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언제 무엇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것일까?
특별한 문제 앞에서 정신적인 과정(시스템1)이 작동할 때 실수를 하게 된다.이러한 과정이 특정 상황에서 아무런 의식도 없이 잘못된 대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수준 있는 제어 이성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시스템2가 전혀 제어를 하지 못하고 틀린 대답이 그냥 나가게 놔두기 때문에 우리가 실수를 하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라. 질문의 형식은 바로 10유로라는 대답이 머리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이것은 사실 시스템1이 암시한 잘못된 본능적 해답이다. 말하자면 시스템1은 자연스럽게 100유로와 10유로를 분리한다.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처음에는 그렇게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 '10유로'는 우리 머리에 즉시 접근할 수 있는 대답이며 거의 충동적이며 자동적이다. 그러나 틀린 대답이다. 사실 정확한 대답은 5유로다. 분명하지 않은가?
축구공이 10유로라면, 축구화는 100유로 더 비싸니까 110유로다. 그러나 이럴 경우 축구화와 축구공의 값은 120유로다(축구화 110유로에 축구공10유로를 더한 값). 하지만 축구공이 5유로라면 축구화의 가격은 105유로가 될 것이고, 축구화와 축구공의 전체 값은 110유로가 될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정답을 말하는 사람도 잠시 동안 100유로와 10유로로 즉시 분할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실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고 제어 시스템인 시스템2를 작동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10유로라고 대답하려는 유혹을 막을 수가 없다. 시스템2측에서의 질 높은 사고를 통한 제어가 실패하게 된다. 즉석에서, 시스템1에 의해 제시된 본능적인 해답은 그 즉시 우리를 설득하게 되고 우위를 점하게 된다.
시스템2는 너무 너그러운 것으로 밝혀지며 우리는 쉽게 함정에 빠지고 만다.
우리는 일상의 수많은 상황에서 게으름의 실수를 범하는데, 그럴 때면 머리에 떠오르는, 아마도 광고, 매스미디어, 정보를 받아들이는 신체기관 등등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그럴듯한 판단에 의지해버린다. 최소한의 사고로 그 판단을 조사해보려는 수고를 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것은 두 번째 문제에도 해당된다. 다섯 대의 기계가 5분 동안 축구공 다섯 개를 생산한다면 100대의 기계는 100분 안에 축구공 100개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충동적인 대답은 정답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시스템2가 작동해서 약간의 지적 자원을 쓸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준다면, 문제의 답으로 실제 시간이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잔디가 매달 두 배씩 늘어나고 축구장을 전부 덮으려면 48개월이 필요한데, 축구장의 반을 덮으려면 몇 달이 필요할까? 이 문제에 대한 시스템1의 대답은 24개월이다. 그러나 시스템2의 모니터링과 검사를 통해 47개월이라는 정답이 나왔다.
- '이코노믹 마인드 - 에필로그' 243p 중에서 -
아~~ 역시나 머리쓰는데 게으름이~~~ ㅡ,.ㅡ 시스템1의 영향력이 대단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