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덴마크의 유명한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우화 중 한토막이다.
자연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사는 집 가까운 곳에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맑고 큰 호수가 있었다. 매년 가을이 되면 그 호수에는 북쪽에서 많은 숫자의 야생 오리들이 날아와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어 따뜻해지면 다시 북쪽으로 날아간다.
그는 매일 아침 호수로 산책을 나가 야생 오리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줬다. 그래서 오리들 중에는 힘들게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지 않고 그가 주는 먹이에만 의존하는 오리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봄이 왔지만 많은 오리가 북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호수에 남았다. 그렇게 세월이 지났고 오리들은 먹이를 얻어먹으며 편히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몸이 쇠약해져 더이상 산책을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리들은 굶주리게 되자 먹이를 찾아나섰다. 그러나 여러 해 동안 쓰지 않았던 날개는 힘이 없었고 몸무게가 늘어 더더욱 먹이를 구하러 갈 수 없었다. 결국 호수에 남은 모든 오리들은 굶어죽게 되었다.
이 우화는 다국적 기업 IBM의 창업자인 토머스 왓슨 회장이 신입사원들에게 자주 들려주던 이야기다. 왓슨 회장이 하고자 하는 말은 다국적 기업 안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무엇보다 야생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IBM이라는 초우량 기업의 직원이라는 사실에 지나치게 안주하면 굶어죽은 야생 오리처럼 결국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사회에서는 편히 제 땅이나 지키겠다는 발상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세계 무대로 진출해야 길이 열린다.
- '30대가 아버지에게 길을 묻다 - 외국어는 밥그릇이다' 본문 281p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