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joKhan's Monologue

Cover Notice Taglog Localog Keylog Guestbook Admin Write

무엇이라도 하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관하여

from Extraction 2008/02/14 11:11
원하는 삶을 사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원치 않는 것을 알아내는 일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들을 삶에서 내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원하는 것들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거실 한가운데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낡은 소파를 과감하게 없애야 춤출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처럼.

- '지금 여기가 마음에 드시나요? - 삶이 원하는 곳에 삶을 풀어놓는 것에 관하여' 본문 20p 중에서 -

문제를 하나 내겠다. 만약 당신이 수영선수가 되고 싶다면 어디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야 할까? 그렇다. 물속이다. 그럼 다시 하나만 묻겠다. 만약 당신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어디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까? 그렇다, 행복이다. 그런데 당신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드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 붓는다. 간혹 기쁜 일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 즐거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마치 그것은 '아주 잠깐만' 맛봐야 하는 것이라고 규율로 정해진 듯하다. 그것은 수영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이 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행복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행복해지겠는가? 설마 인생 최고의 가치, 행복이 연습 없이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중략)
"고민하느라고 몇 날 며칠을 잠도 못 잤어."라는 말은 아주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즐거워하느라고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했어."라는 말은 들어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쁨'역에는 아주 잠깐 들어 물 한 병만 사들고는, 허겁지겁 '고민'역에 당도해 호텔을 잡고 오래 오래 머무는 것이 우리 감정의 여행법이다.
즐거운 일, 기쁜 감정이 일어났을 때 그 감정에 되도록 오래 집중하여 머물라. 같은 열차에 탄 사람들이 "뭐 해? 갈 길이 먼데, 왜 거기서 우물쭈물 하고 있는 거야, 빨리 올라 타(익숙한 고민 역에 가서 쉬자)!"라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그 때 유유히 손을 흔들어주어라. "미안하지만 난 여기 좀 더 머물기로 했어."라고. 그들과의 여행은 그만 끝내라.

- '기분이 좋으신가요? - 무엇이라도 하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관하여' 본문 60p 중에서 -


1997년 미국의 오클라호마에서 했던 연주회가 기억에 남는다. 그곳은 날 때부터 전혀 들을 수 없는 선천적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었다. 그들은 '소리'라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대문에 종종 난폭하게 문을 여닫거나 고막을 찌르는 괴성을 지르곤 한다. 그들의 스트레스와 폭력성을 완화시키기 위한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나를 초청했던 것인데, 그것은 연주자인 나로서도, 주최측으로서도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연주를 시작하기 위해 들어섰을 때, 강당에 모인 청중들은 철제 의자를 시멘트 바닥에 글며 불협화음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있었다. 끼익, 끼이익! 끊임없이 신경을 긁어대는 금속성의 소리. 음파에 민감한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가까스로 호흡을 가다듬고 구원을 요청하듯 돌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소음 속에 묻혀 그 소리는 돌을 끌어안고 있는 내게조차 들리지 않았다.
싱잉스톤의 노랫소리가 이윽고 공기 속에 선명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한 것은 연주를 시작한 지 5분 남짓 지나서였다. 청각 장애인들이 하나둘 의자 끌기를 그만두고 돌이 내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이다. 보드라운 가랑비를 맞듯이 두 팔을 벌리고 서서 그윽한 표정으로 듣는 사람, 그 야릇한 진동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의아한 얼굴로 두리번거리는 사람, 태아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꼼짝도 하지 않는 사람... 그들이 내게 말해주었다.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님을. 온 몸의 모공으로, 솜털로, 체액의 떨림으로 감지하는 것임을.

- '식사는 잘 하셨나요? - 먹는다는 것, 몸을 관통하는 모든 것들에 관하여' 본문 94p 중에서-


['인생에 대한 예의' 본문 중에서 발췌]

HanbajoKhan
2008/02/14 11:11 2008/02/14 11:11
Tag // 느낌한구절, 인생에 대한 예의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Trackback Address >> http://www.hanbajo.com/tt/trackback/293

Category

전체 (535)
Reading (131)
Viewing (18)
With Books (159)
인문/사회 (48)
철학/역사 (29)
비즈니스/경제 (26)
문학/수필/여행 (32)
자기관리/기타 (24)
Extraction (111)
Music (44)
Monologue (30)
Photo Memory (42)
Routine (10)
여행 (25)
행사/공연 (2)
My Works (4)

Recent Post

  • 엄마를 부탁해
  • 지식인의 책무란...
  • 배신은 모두 나쁜가?
  • 우리 모두는 배신 앞에 속...
  • 과속스캔들 (2008)
  • 배신 (21세기를 사는 지혜)
  •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 행복, 그것은 습관이고 삶...
  • 내 자유는 내가 죽은 뒤에...
  • 겉으로 너무 좋아보이면,...

Recent Comment

  • 담아 갑니다.........
  • 박영란 2008
  • 넵넵~^^ 저도 이책 완전 맘....
  • 용 2008
  • 요즘 읽고 있는책인데.. 저에....
  • 노란북 2008
  • 이 책 시리즈는 추천 만빵 들....
  • HanbajoKhan 2008
  • 요거 나도 읽고 있는 책이지....
  • dragon_zz 2008

Recent Trackback

  • Agricultural chemistry geor....
  • Agricultural productsin geo... 01/06
  • 쫑맘님에 의해 도서가격비교....
  • 도서가격비교 와비 2008
  •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하는....
  • Rich Korea (대한민국 1% 부... 2008
  • 새로운 실패를 위해 : 실패의....
  •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2007
  • 모략의 기술 : 모략의 즐거움.
  •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2007

Calendar

«   2009/01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 2008/12 (17)
  • 2008/11 (23)
  • 2008/10 (21)
  • 2008/09 (22)
  • 2008/08 (22)

Link

  • SLR CLUB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김광수 경제연구소
  • 김광수 경제연구소 포럼
  • 김형백의 컴퓨터 따라잡기
  • 나이트뷰(야경전문클럽)
  • 녹검의 검도이야기
  • 니콘클럽
  • 대구 포커스 - 사진과 함께...
  • 대구/경북 사진사랑모임 - 포...
  • 모닝스타코리아
  • 미래에셋 자산관리 캘린더
  • 서울 사이버 경영지도사 교육원
  • 쓰마야닷컴
  • 아이엑셀러 닷컴
  • 에셋플러스의 Rich Together,...
  • 예병일의 경제노트
  • 온라인 문법/철자 검사기
  • 웹진 가슴
  • 유디엠
  • 일검관 선해재
  • 진중권 블로그
  • 퍼굴이의 푸른공작소
  • 펜탁스클럽
  • 펜탁스포럼
  • 한국신용평가정보
  •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 황신혜밴드 김형태

1646

1349

-15 days

today : 184

<< prev 1 ... 243 244 245 246 247 248 249 250 251 ... 535 next >>
Today:184 Yesterday:1475 Total:130989 / Subscribe to RSS
HanbajoKhan'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seevaa